기형구조, 목숨건 '곡예운전'  
          분당종합버스터미널...급경사 램프...미끄럽고 
                                        김평석  기자
 
  
지난 1일 성남 모란 시외버스터미널이 분당구 야탑동 테마폴리스로 이전하면서 지난
3년여동안 고속버스만 다니던 '반쪽' 터미널에서 이제는 명실상부한 종합버스터미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됐다. 

그러나 시외버스 운행이 시작된 이후 건물 구조상의 문제로 인해 사고가 잇따르면서 버스
운전사들이 기피 1순위로 꼽는 등 전국 최악의 터미널로 전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어렵게 이곳으로 이전한 시외버스회사와 운전사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고,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터져나오는 등 터미널 부적합 논란마저 거세다. 본보는 2회에
걸쳐 성남버스터미널의 문제점을 진단한다.〈편집자주〉
  
▲ 분당종합버스터미널...'곡예운전'
분당구 야탑동 종합버스터미널이 기형적인 터미널 구조와 미끄러운 바닥 등으로 인해
접촉사고가 잇따르면서 운전사들이 항의하는 등 '사고 터미널'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9일 낮 12시께 지하 3층 램프(Ramp)로 내려오던 Y여객 소속 직행버스가 빗물에 젖은
바닥에서 미끄러지면서 10여m 앞에 있던 기둥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차량 앞부분이
크게 파손됐으며 지난 1일 시외버스 운행이후 이같은 사고가 벌써 3차례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좁은 통로를 빠져나가려다 차체가 벽에 부딪친 경미한 사고까지 포함하면 엇비슷한
사고가 벌써 수십차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운수회사와 운전사들은 기형적인 터미널 구조가 사고를 부르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분당종합버스터미널의 경우 버스가 지상에서 지하3층 박차장으로 내려간뒤 대기하다 다시
지하1층 승차장으로 올라오는 구조다. 

그러나 버스 이동로인 램프는 급경사, 급커브로 이뤄진데다 버스와 벽사이 여유 공간이
30~40㎝에 불과할 정도로 폭이 좁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작은 실수에도 벽에 부딪치기
일쑤여서 운전사들은 초긴장 상태에서 '거북이'운전을 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이같은 구조에서는 차량고장시 견인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폭 2.1~2.30m,
길이 11~12ｍ인 버스를 견인할 때 견인차량을 포함한 전체 길이가 최소 24~25m 가량이기
때문에 현재 구조에서는 램프를 빠져나올 수 없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잦은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바닥재. 

분당종합버스터미널의 승강장과 박차장 전체에는 다른 터미널과 달리, 전체에 폴리우레탄
재질의 바닥재가 깔려 있다. 이때문에 물기가 조금이라도 있을 경우 사람이 걷다가도
미끄러지거나 평지에서 버스가 정지할때도 2~3ｍ씩 미끄러지기 일쑤다. 

우천시 바퀴가 빗물에 젖어 있는 상태에서 버스가 지하 3층 박차장으로 내려오면 급커브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버스가 미끄러지면서 지하 3층에 촘촘히 세워져 있는 기둥을
들이받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지하3층 일부 기둥은 버스와의 잦은 충돌로 이미 심하게
부서진 상태였다. 

전북여객 소속의 한 50대 운전사는 “비가 조금이라도 오는 날 브레이크를 잡으면 버스가
쫙쫙 미끄러진다”며 “겨울에 눈이라도 오면 건물내로는 한대도 안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운수회사 관계자도 “바닥을 이렇게 만든 터미널은 전국에서 여기가 유일할 것”이라며
“승용차 주차장이면 몰라도 터미널로는 부적합하다”고 잘라 말했다. 

<경인일보 김평석기자>